은행에서 돈을 빌렸는데, 대부업체에서 연락이 온다면? 이런 상황을 상상이나 하셨나요? 분명 나는 은행과 거래를 했는데, 왜 빌린 돈을 받으러 대부업체에서 접근할까요?
은행 대출이 대부 업체 대출로 바뀌는 황당한 마법, 매입 채권 추심업 이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매입 채권 추심업 이란? (대부 채권 매입 추심업)
대부업체는 ‘대부업법’에 따라 매입 채권 추심업 등록을 하고 관련 사업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다른 금융사가 빌려주고 못 받은 채권을 사들여 대신 추심하는 사업도 할 수 있는 것이죠.
이에 따라 대부 업체는 대출만 하는 기관이 있는가 하면, 다른 금융회사 혹은 다른 대부 업체의 부실채권을 매입해 추심만 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매입하는 채권의 종류
그럼 매입 추심 대부업체(이하 대부업체)는 어떤 채권을 매입할까요? 이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선 대출 이후의 과정에 대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부실 채권 매입 과정
대출 이후 3개월 이상 연체가 계속되면, 금융사는 이를 ‘부실채권’으로 지정합니다. 이때 금융사는 해당 채권의 상환 가능성을 심사합니다.
만약 채권 회수할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되면, 이를 원금보다 훨씬 싼 금액으로 매입 채권 추심사에 매각하게 되는 것이죠.
채권이 매각되면 채무자와 최초 채권 금융기관 간의 거래관계는 끝나고 해당 기록은 금융사 장부에서 삭제됩니다.
다시 말해 내가 은행에서 대출 받았지만 제대로 상환하지 못해 채권이 대부업체에 팔리면, 그때부터 나와 은행과의 관계는 끝나고 대신 대부업체에 돈일 빌리게 된 격이 되는 것입니다.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리지 않았다고 해도 나와는 영영 무관할 거라고 생각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부실 채권의 판매 가격
앞서 금융사는 채권을 ‘원금보다 훨씬 싼 금액’으로 대부업체에 넘긴다고 했는데, 과연 얼마나 싸게 판매할까요?
여기서 채권 가격이란, 채권의 원금 대비 대부 업체가 채권을 사 올 때 지급하는 금액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5,000만 원을 은행에서 빌렸는데, 1,000만원만 갚은 상황에서 상환을 못 해 대부업체로 넘어갔다고 치면, 4,000만 원이 채권 원금이 됩니다.
대부업체는 이 채권에 대해 4,000만원을 다 주고 사 오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싼 값에 구입합니다.
만약 대부업체가 이 채권을 2,000만 원에 사 왔는데(매입률 50% = 2,000만원/5,000만 원), 추심을 통해 2,500만 원을 회수했다면, 대부업체 입장에서는 500만원의 수익이 생긴 것이지요.
채권 시장에서의 수익은 이런 식으로 만들어집니다.
예시에서는 원금 대비 매각금액이 50%였지만 실제 대부업체가 채권을 사 올 때 지불하는 금액은 채권 원금 대비 평균 5%에 지나지 않습니다.
가령 4,000만 원짜리 채권이면, 단돈 800만 원에 매입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매입채권에 대한 권리가 800만 원으로 감소하는 것이 아니고 4,000만원을 모두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집니다.
뿐만 아니라 4,000만원에 그동안 늘어난 이자까지도 모두 받아낼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채권 추심 기간이 정해져있지 않아서, 10년이고 20년이고 채권 추심이 가능합니다.
맺음말
불가피하게 감당할 수 없는 빚이 생겼다면, 개인회생이나 파산 같은 면책제도를 알아보시길 바랍니다. 본문에서 설명드렸다시피 채권은 소멸되지 않으며 지속적으로 따라다닐 것입니다.